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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송은석 칼럼] 안전의 성적표는 보급 대수 다음 장에 있다
연기감지기 확산 사업을 계기로 묻는다. 설치 이후 누가 점검하고, 누구의 대피를 도울 것인가.

연기감지기를 더 많은 집에 보급하겠다는 정책은 반가운 출발이다. 행정안전부는 13일 농협중앙회·한국화재보험협회와 화재안전용품 보급·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. 노후주택에서 화재를 일찍 알아차리고 대피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.
그러나 정책의 성적표가 배포한 기기 수에서 멈춰서는 곤란하다. 상자에 담겨 전달된 기기가 실제로 설치됐는지, 거주자가 경보의 의미를 이해하는지, 관리가 필요한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. 안전은 물건을 전달하는 한 번의 행위보다 그 뒤의 관리에 더 오래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.
필자는 사업 평가에 설치 이후의 확인 과정을 포함할 것을 제안한다. 작동 확인 안내를 받았는지, 관리 책임과 문의 창구가 분명한지, 거주 환경이 바뀌었을 때 다시 살펴볼 체계가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. 숫자로 집계하기 편한 항목만으로 현장의 안전을 설명하려 해서는 안 된다.
대피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는 기기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. 소리를 듣기 어렵거나 이동이 불편한 사람의 상황을 고려한 안내와 지원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.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는 당사자의 생활 조건을 듣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.
많이 보급했다는 발표에 더해 오래 작동하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정책을 기대한다. 안전의 성적표는 보급 대수 다음 장에 있다.
이 글은 공개된 정책 발표를 바탕으로 쓴 필자의 의견이다. 특정 사업의 부실이나 특정 기관의 과실이 확인됐다는 주장이 아니다.